日 오키나와縣 선거 여파, 미군기지 반대론 급부상

입력 2014-11-18 02:53
전날 치러진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후보가 당선되면서 일본 내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쟁점은 오키나와 본섬 기노완시에 위치한 미군 후텐마 기지를 같은 섬 북쪽의 헤노코 연안으로 옮기는 아베 내각의 ‘현내’ 이전 계획이었다.

오나가 후보는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 왔다. 그는 미군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하는 ‘현외’ 이전을 주장했다. 오나가 후보와 맞붙은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현 지사는 집권 자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3선에 실패했다.

오나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는 기지 건설을 원하지 않는다는 민의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 뜻을 미·일 양국 정부에 전달해 헤노코 기지 건설 철회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총선과 관련해서도 “기지 이전 문제는 안보의 근간과 관련된 것”이라며 “총선 때 판단 자료 중 하나로 삼아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1996년 후텐마 기지를 반환키로 합의하고, 기지를 헤노코 연안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합의 뒤 실시된 5차례의 현 지사 선거에서 헤노코 이전 반대를 내건 후보가 당선된 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월 열린 나고 시장 선거, 이번에 현 지사 선거와 함께 치러진 나하 시장 선거에서도 현내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후보가 잇달아 당선됐다.

일본 정부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현내 이전을 강행할 방침이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 브리즈번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기존 방침대로 (헤노코) 이전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