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24통, 35통 주민들은 하나님의교회(구 안상홍증인회)를 강력히 반대한다!’ ‘집값 하락, 세입자 회피, 하나님의교회가 책임질 테냐!’
16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순환로 461번길. 연립주택에 붙은 노랑 플래카드 9개가 펄럭였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평온한 주택가였다. 하지만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백모(36)씨의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을 임차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이날도 하나님의교회 때문에 이혼한 원모(41)씨가 1인 시위를 벌이자 하나님의교회 관계자가 나와 캠코더로 촬영했다. 교회 외벽에 부착된 CCTV 2대는 주택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주민들이 단단히 화난 것은 하나님의교회가 정체를 숨긴 채 공사를 진행한 데다 주민 동의도 없이 최근 입주했기 때문이다. 이모(37)씨는 “공사를 하는데 인부들이 아닌 주부나 청소년들이 일하고 있더라”면서 “뭔가 수상해 ‘무슨 공사를 하느냐’고 물어봤는데 인부는 물론 현장소장도 피하기만 했다. 공사가 시작되고 2주 뒤에야 하나님의교회라는 걸 알게 됐다”고 황당해 했다.
게다가 교회엔 주차장도 없다. 택시를 모는 김모(57)씨는 “주민 다수가 택시나 트럭으로 밥벌이 하는데 주차난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동네 민심이 정말 흉흉해졌다”고 성토했다. 김모(52·여)씨는 “저것들(하나님의교회)이 공사한다고 해서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특히 하나님의교회가 안상홍을 ‘아버지 하나님’으로, 장길자(71)씨를 ‘어머니 하나님’으로 섬기는 집단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주민 75명 이상이 하나님의교회 입주 반대서명에 참여했다. 순환로 461번길에는 100여 가구가 거주한다.
이 동네에서 15년간 살았다는 정모(66)씨는 “어느 날 하나님의교회라는 이상한 종교집단이 우리 동네에 들어온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면서 “나는 종교가 없지만 하나님의교회 신도들이 동네 주민을 포섭하려고 돌아다닐 텐데 우리 가족이 거기에 안 걸린다는 보장이 없다”며 불안해 했다. 박모(43)씨도 “동네 주민들이 하나님의교회를 아주 안 좋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젊은 여자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설득작업까지 한다”고 불쾌해 했다.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중원구청에선 교회가 지하 284.79㎡를 불법으로 용도 변경한 사실을 적발해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구청 관계자는 “교회가 입주한 지역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단란주점만 아니면 500㎡까지 활용할 수 있다”면서 “1층과 2층이 각각 241.29㎡인데 만약 지하를 쓰면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코더를 들고 있던 하나님의교회 관계자에게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할 말이 없다. 전화번호를 주면 본부에서 연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화번호를 건넸지만 하루가 지나도 답이 없었다.
이곳 하나님의교회 반경 70m 내에는 은행초등학교와 어린이집 1개가 있으며, 반경 120m 안에 정통교회 3개가 있다. 교회 앞을 지나던 이모(11)양이 한마디 툭 내뱉었다. “일흔 살 넘은 할머니가 어떻게 하나님이 될 수 있어요? 인간은 모두 죽는데….”
성남=글·사진 특별취재팀
“우리 동네에 하나님의교회 입주 안돼”
입력 2014-11-18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