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무승 ‘아자디 징크스’ 청산 벼른다

입력 2014-11-18 02:31

한국축구는 이란에 청산해야 할 과거가 있다. 지난해 6월 울산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이란 선수들은 지저분한 ‘침대축구’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1) 이란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렸다. 몰상식한 짓이었다. 이제 ‘슈틸리케호’가 이란 안방에서 수모를 되갚아 줄 기회를 잡았다. 무대는 18일 오후 9시 55분(한국시간)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평가전이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은 기성용(25·스완지시티), 손흥민(22·레버쿠젠) 등 정예멤버를 출장시킬 예정이다. 이란도 베스트 멤버를 소집해 맞붙을 놓는다. 한국은 이란과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 9승7무11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기성용은 지난 10월 파라과이전, 코스타리카전에서 총 170분을 소화했다. 슈틸리케호 1기에서 최장 기록이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없는 중원’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4일 요르단전에 기성용을 출장시키지 않았다. 기성용이 빠진 중원은 불안했다. 패스의 속도와 정확도가 떨어졌으며 공수 조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꼭 이겨야 하는 이란전에 기성용을 선발 출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A매치 6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손흥민은 이란전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레버쿠젠에서 18경기에 출장해 10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총 26명을 소집했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레자 구차네자드(27·찰튼 애슬레틱)와 자바드 네쿠남(34·오사수나)을 꼽을 수 있다. 구차네자드는 한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센터백 김영권의 볼을 가로채 결승골을 터뜨린 스트라이커다. 이란의 공수를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인 네쿠남은 2012년 테헤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번엔 반드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웃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10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몽이 높다. 이슬람 율법상 여성은 출입할 수 없다. 원정팀은 10만 명의 남성이 내지르는 일방적인 응원과 야유를 견뎌내야 한다. 또 해발 12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해 원정팀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은 2무3패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태극전사들은 악조건을 즐기겠다는 입장이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3·알힐랄)는 아자디 스타디움의 광적인 응원 분위기에 대해 “별 문제 되지 않는다. 한국 관중이 아니더라도 관중이 많으면 신이 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