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또 미국인 인질 참수… 서방 희생자 5명으로

입력 2014-11-17 04:56

‘이슬람국가(IS)’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인 구호활동가 피터 캐식(26·사진)을 참수했다. 알자지라 등 중동 언론들은 복면을 쓴 IS 조직원이 “마지막 십자군(미군)을 끝장내겠다”면서 피투성이의 잘린 머리를 캐식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캐식 외에도 시리아군 포로 12명이 함께 살해됐다고 전했다.

미국 특수부대 출신인 캐식은 시리아 난민을 돕는 ‘특수긴급대응지원(SERA)’을 조직해 시리아와 레바논 등에서 의료 구호 활동을 펼치다 지난해 10월 IS에 납치됐다.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2004년 육군에 입대, 특수부대원으로 복무하며 2007년 이라크 파병을 경험했다.

지난달 3일 IS는 영국인 앨런 헤닝을 참수한 후 캐식을 다음 처형 대상자로 공개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캐식의 부모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아들은 시리아 내전의 희생자를 돕느라 평생 헌신했다”며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IS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호주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지상군을 파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이라크를 전격 방문하면서 미국의 IS 대응 전략 변화를 암시한다는 관측이 나오자 이를 재차 부인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뎀프시 합참의장이 지상군 참전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주 밝힌 데 대해서는 “다양한 만일의 사태를 고려하는 것은 그의 일”이라고 답했다. 다만 IS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경우 등 특정 상황을 상정하면서 그런 경우 지체 없이 지상군 파견 명령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IS는 미국 지상군 개입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IS 조직원은 “당신들(미국)은 4년 전 이라크에서 철군했지만 거짓말이었다”며 “예전보다 더 많은 미군이 이라크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고조되는 지상군 투입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