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표기·가격 차별… 국내고객 화 돋우는 이케아

입력 2014-11-17 03:32
미국과 영국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장식용 벽걸이 상품으로 판매 중인 세계지도. 동해가 Sea of Japan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케아닷컴 캡처

다음 달 한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가구 업체 이케아(IKEA)가 잇따른 구설에 휘말렸다. 동일 제품을 외국보다 비싸게 판매한다는 의혹에 더해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자료를 게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www.ikea.kr)에 올라 있는 이케아의 2013년 연간 보고서를 보면 해외 사업 현황에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라고만 표기했다. ‘East Sea’나 ‘Sea of Korea’(한국해) 등으로 병기하지 않았다. 언뜻 보면 크기가 작고, 다른 그래픽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크게 확대해 보면 영문으로 ‘Sea of Japan’이라고 쓰여 있다. 이 자료는 2013년 연간 보고서로 일본 등 전 세계 이케아 홈페이지에 동일하게 올라와 있다.

또 미국과 영국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인 장식용 벽걸이 상품의 세계지도에서도 동해가 Sea of Japan이라고 표기돼 있다. 129달러(약 14만원)인 지도 설명에는 “교육용은 아니다”고 쓰여 있다. 다음 달 문을 여는 국내 첫 점포인 광명점에서도 이 지도를 판매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제품 가격을 두고도 여진이 계속됐다. 다른 나라에서 저가 전략을 펼치면서 한국에서 일부 제품의 판매가를 외국보다 비싸게 판매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케아 홈페이지에 공개된 8500여개 제품 중 ‘베스토 부르스 TV 장식장’의 한국에서 가격은 44만9000원에 책정됐다. 미국(249달러·약 27만원) 일본(약 37만원) 등지보다 비싸다. 같은 제품이 미국보다 1.6배 높게 책정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케아코리아 공식 페이스북에는 ‘한국보다 경제사정이 좋은 일본 미국 등보다 한국 판매 가격이 비싼 이유를 알려 달라’는 문의가 올라오고 있다.

반면 3만9900원으로 책정된 팔걸이 의자 ‘펠로’나 9000원짜리 보조테이블 ‘라크’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케아 가구는 반조립 가구로 조립에 익숙지 않은 한국 소비자를 감안할 때 조립 서비스 비용(기본 4만원)과 배송료(기본 2만9000원)를 보탤 경우 한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비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케아의 대표적 인기 상품인 책장 빌리와 소파 엑토르프는 국내 대기업의 유사 제품과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이케아코리아의 리테일매니저인 안드레 슈미트는 올해 5월 국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격 관련 질문에 “다른 나라에서 얼마에 판매됐는지 비교하지 않고 그 나라 소비자가 살 수 있는 가격으로 결정한다는 게 이케아의 정책”이라고 답했다.

김현길 기자 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