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의 펜션 바비큐장 화재 참사 소식을 전해들은 피해자 부모들과 유가족들은 밤을 새워 사고 현장에 달려와 통곡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16일 오전 11시쯤부터 시작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식 상황을 교대로 지켜보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국과수 직원 3명과 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7명, 담양경찰서 과학수사 직원 등 10여명이 구조물 기둥만 겨우 남은 처참한 화재 현장에 대해 감식을 벌였다. 현장 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들이 참관 인원을 정해 교대로 현장을 지켰다. 이를 지켜보던 일부 유가족은 한참 동안 맥이 풀린 표정으로 현장을 응시하다 오열하기를 반복했다.
또 유가족 일부는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관들에게 사고 수습과 향후 대책에 대한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항의하며 흐느끼기도 했다.
내년 2월 결혼을 앞두고 이날 희생된 정모(30)씨의 친형은 “행복한 인생을 펼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해 온 동생의 사망 소식에 눈앞이 캄캄하다”면서 “건강한 동생이 화재 현장에서 곧바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올해 대학 새내기로 패러글라이딩 동아리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해온 고모(18)양은 이날 첫 비행을 끝낸 뒤 동아리 회원들의 비행축하를 받다가 안타까운 참변을 당했다.
고양의 큰아버지는 “대학 측이 동아리 모임과 사고 상황 등에 대해 유가족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 게 상식인데도 하루가 다 지나도록 사고 현장도 한번 찾지 않는 무책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 일부는 국과수의 1차 현장 감식이 끝난 오후 12시50분쯤 대덕면 대조마을회관에 설치된 유가족대기소에 침통한 표정으로 모였다. 이어 유가족 20여명은 3시에 시작된 경찰의 사고 브리핑을 듣기 위해 인근의 대덕치안센터로 힘겹게 발길을 옮겼다.
마을 주민 김모(67)씨는 “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과 불과 며칠 전 바닷속에 가족들을 놔둔 채 수색 중단한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이 끝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안타까운 소식에 마을 전체가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담양=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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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7 10:37 수정 2014-11-17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