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대학으로 가는 길은 한참 더 남았다. 입시업체들은 주말 대규모 대입설명회를 경쟁적으로 열었다. 변별력이 약한 물수능이라는 지적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전략’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과생들은 너무 쉬운 수능에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대성학원 대입설명회장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4000여명이 몰렸다. 학부모 김성기(52)씨는 “역대 최악의 물수능이란 말을 듣고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고 했다. 서울 서초동에서 온 신모(46·여)씨는 “시험이 쉽게 나오니 더 신경이 쓰인다”며 “아이는 경희대 논술을 보러갔고 남편과 나눠서 입시설명회를 돌며 자료집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수험생 김모(18)군도 “긴장한 탓에 실수를 많이 해서 평소보다 성적이 나쁘게 나왔다”며 “지금부터라도 전략을 잘 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대성학원은 준비한 입시자료집 5000여부가 5분 만에 동이 나자 자료집을 부랴부랴 더 가져왔다.
특히 이과 학생들은 수학 B형이 너무 쉬워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경기도 의왕에서 왔다는 구모(18·여)양은 “수학에 특히 자신이 있었는데 너무 쉽게 나와 허탈했고 실수로 한 개를 틀렸다”며 “하나 틀려도 등급이 떨어질 텐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고교에 다니는 박모(18)군도 “우리 반에 수학B형 만점자가 수두룩하다”며 “벌써 재수 학원을 알아보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15·16일에는 서울 상당수 대학에서 대학별 고사가 치러졌다. 15일에는 광주발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가 고장으로 멈춰서면서 후속 열차가 잇따라 지연됐다. 경찰은 경찰버스와 순찰차, 소방 구급차, 모범택시 등을 동원해 수험생·학부모 189명을 긴급 수송했다. 일부 수험생은 시험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입시업체들은 서울 시내 대학의 의예과에 진학하려면 수능 원점수 기준으로 39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영어와 수학B형에서 만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예상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5∼8점 올랐다. 진학사는 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 의예과의 합격선을 만점인 400점으로 제시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물수능' 대입 대혼란] 입시설명회마다 인산인해 수험생·학부모 '정보전쟁'
입력 2014-11-17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