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참의장, 이라크 전격 방문

입력 2014-11-17 02:23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1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를 전격 방문했다. ‘지상군 파병 불가’라는 미국의 ‘이슬람국가(IS)’ 대응 전략에 변화를 암시하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이번 방문은 살림 알주부리 이라크 국회의장이 미 지상군 파병을 공개 요청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알주부리 의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후세인 정권을 축출했던 2003년에는 정치적 의도로 미군이 개입했지만 지금은 이라크 국민이 요청하고 있다”면서 미 지상군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뎀프시 의장은 도착한 직후 로이터 통신에 “(IS 사태에 대한) 미국의 역할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우리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다”며 “이라크가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이를 적절히 쓰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군 파병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뎀프시 의장은 13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 당장은 필요하다고 보지 않지만, 확실히 고려는 하고 있다”며 지상군 파병도 선택 가능한 전략 중 하나임을 인정한 바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상원에서 “미군 주도의 군사연합전선이 효과가 없으면 대통령에게 지상군 투입이 포함될 수도 있는 제안을 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지상군 파병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IS 격퇴전이 지금처럼 소모전 양상으로 고착화된다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지상군이 투입될 거라는 전망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이 유력시되는 공화당 존 매케인 의원을 필두로 강경파 인사들이 예산 심의 과정 등에서 지상군 파병을 주장할 가능성도 높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