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고장난 車… 당장 수리해야” 권태신 한경연원장 경고

입력 2014-11-17 02:18
“한국경제 상황이 고장 난 자동차와 같다. 엔진이 덜덜거리는데 도로에서 차가 멈춰서면 손쓸 방도가 없다. 지금 당장 수리를 맡기든지 새 차로 갈아타야 한다.”

권태신(65)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6일 지속적인 잠재성장률 하락은 한국경제가 성장을 멈추고 있다는 증거라며 ‘고장 난 자동차’에 비유했다. 현재 추세라면 1980년대 이후 잠재성장률은 10%대에서 1%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 하락 이외에도, 중국 등 거대시장의 심상찮은 조짐, 엔저와 중국에 낀 제조업 위기, 노사 간 손발이 맞지 않는 산업현장 등을 ‘한국경제의 4가지 경고음’으로 제시했다.

권 원장은 중국발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징후를 지적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미니 경기부양책에도 성장률이 2분기 7.5%에서 3분기 7.3%로 하락했다는 것.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거나 시장경제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는 “이런 시스템 리스크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우려되는 징후로 볼 수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후에도 중국경제의 위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동집약적 산업은 중국에 밀리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있는 산업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에 당하는 현 한국경제의 ‘샌드위치 신세’를 우려했다. 첨예한 노사 갈등도 한국경제 위기론을 부추기는 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 제조업 위기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규제 개혁과 성장전략’을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을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