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동영상 웹 사이트 유쿠투도우그룹 거웨이(葛威) 부총재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콘텐츠는 시청자와 상호 교류, 프로그램의 다양성, 진실성 등이 뛰어나다”며 중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유쿠투도우그룹은 중국 1위 동영상 사이트 유쿠(www.youku.com)와 투도우(www.tudou.com) 두 곳을 운영하는 회사다. PC, 스마트폰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영화, 방송,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영상 등을 제공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확고한 1위를 지키면서 ‘중국의 유튜브’로 불리기도 한다. 동영상 유통뿐만 아니라 제작, 방송 배급 등도 하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도 유쿠와 투도우를 통해 중국에 알려지면서 한류 열풍이 불었다. 또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처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으지 못한 드라마도 이 곳을 통해 중국에서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콘텐츠마케팅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거웨이 부총재는 “한국 프로그램은 스타를 만드는 능력, 프로그램의 다양성, 예능 프로그램의 수 등에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흥미를 유발하는 구성과 진실성, 시청자와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등이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가 인기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웨이 부총재는 “중국 젊은 시청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홍보 프로모션을 중국 내 1급 도시뿐 아니라 2, 3급 도시까지 진행해야 한다”면서 “한류 스타들은 중국에 진출할 때 과도한 출연료를 요구하기보다 2, 3급 도시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하는 것이 성공적인 활동을 위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거웨이 부총재는 “한국의 방송제작 환경이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중국이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연예인이 방송에서 아무렇지 않게 망가지거나 부정적으로 보이는 건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문제점을 꼽았다.
그는 해마다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에 애정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서울 북촌 커피숍에서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긴다. 거웨이 부총재는 “한국은 현대와 전통이 완벽하게 결합돼 있는 나라”라면서 “스타 브랜드와 게임, 패션, 수공업 그리고 맛있는 음식 등은 거울로 삼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문화와 중국문화가 닮은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면서 “한국 친구들은 매우 열정적이고 창조적이라서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거웨이 부총재는 유쿠투도우그룹에서 14년간 재직했다. 이전에는 인터넷 업체와 비아콤그룹 등에서 영화, 광고, 음악 프로그램 제작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여성으로서 기업의 중요한 위치에 오른 비결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생각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나 큰 압박이 와도 동료들과 함께 헤쳐 나왔다”면서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귀중한 인연을 많이 만났다. 이전 직장에서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 복잡한 일을 처리하는 법, 생존하는 법 등을 배웠다. 유쿠투도우그룹에 계신 분들로부터는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시야를 국제화하는 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면함과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각 부서에 목표관리를 엄격하게 한다”면서 “한 사람이 아니라 전체를 신뢰하고 팀원을 충분히 믿어주면서 그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조직 관리 노하우를 설명했다.
중국에는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 맡는다’는 뜻의 ‘반볜톈(半邊天)’이란 말이 있다. 여성의 활동이 남성 못지않게 활발하다는 의미다. 거웨이 부총재는 “반볜톈은 중국 여성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사회적 지위와 성격을 보여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천성적으로 끈기가 있고 압박감에 대처하는 능력이 남성보다 높다”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경제에서 여성들이 많은 기회를 얻고 있으며, 많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유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인터뷰] ‘중국판 유튜브’ 유쿠투도우社 거웨이 부총재 “한국 콘텐츠 中보다 한수위”
입력 2014-11-17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