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어울리는 로맨스 영화를 모은 기획전 ‘늦어도 11월에는’(포스터)이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서울극장에서 열린다. 서울극장을 설립한 곽정환(1930∼2013) 전 회장이 1964년에 차린 합동영화사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늦어도 11월에는’이라는 명칭은 독일 작가 한스 에히리 노작의 동명 소설에서 따온 것으로, 고전문학을 토대로 한 작품과 러브스토리를 소재로 한 영화 17편을 모았다.
늦가을하면 떠오르는 멜로드라마 ‘만추’ 두 편을 만날 수 있다. 김수용 감독의 연출로 김혜자가 출연한 ‘만추’(1981)와 김태용 감독과 중국 배우 탕웨이가 만난 ‘만추’(2010)가 상영된다. 또 홍콩의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이 만든 진한 사랑이야기 ‘화양연화’(2000), 노년의 죽음과 사랑을 그린 오스트리아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2012)가 소개된다. ‘화양연화’의 주인공 량차오웨이(양조위)는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아무르’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9세기 한 여성의 삶과 사랑을 그린 미국 케리 후쿠나기 감독의 ‘제인에어’(2011), 황량한 언덕 위 한 소녀의 사랑을 다룬 영국 안드리아 아놀드 감독의 ‘폭풍의 언덕’(2010)도 상영된다. ‘안나 카레리나’(2013) ‘레 미제라블’(2012) ‘레이디 채털리’(2007) ‘오만과 편견’(2006) ‘장화홍련’(2003) 등 고전문학을 영화화한 작품도 선보인다. 독일 크리스티안 디터 감독의 ‘러브, 로지’, 미국 찰리 스트레이턴 감독의 ‘테레즈 라캥’, 임필성 감독·정우성 주연의 ‘마담 뺑덕’ 등 최신작도 상영된다(02-2278-0341).
이광형 선임기자
‘만추’ ‘오만과 편견’… 영화로 즐기는 문학의 향기
입력 2014-11-17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