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애기봉서 등탑 재건립 기도회

입력 2014-11-17 02:12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둘째 줄 오른쪽 다섯 번째)과 한기총 임원들이 14일 경기도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열린 ‘애기봉 등탑 건립을 위한 기도회’를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3시 서부전선 최전방 경기도 김포 애기봉(해발 165m) 전망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주최한 ‘애기봉 등탑 건립을 위한 기도회’ 참석자들의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는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의 권면에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 대표회장은 설교에서 “애기봉 등탑은 6·25전쟁 직후부터 남북 평화를 상징해 왔다”면서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 아니다. 다시 건축돼 평화의 상징으로 남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자극해 남북 대결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애기봉 등탑은 원래 평화의 상징이었다”면서 “애기봉 등탑은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서 통일을 소망하며 기도하는 곳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평화의 탑을 재건해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권면했다.

홍재철 애기봉등탑건립위원장은 “군이 교계와 상의도 없이 등탑을 철거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애기봉 등탑 건립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임마누엘교회 김국도 목사가 애기봉 등탑 건립비용으로 2억원의 성금을 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애기봉 등탑 복원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국방부와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기도회는 긴장 속에서 이뤄졌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 민통선평화교회, 김포농민회, 코리아연대 등의 회원들이 애기봉 진입로를 막고 기도회를 열지 못하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민통선평화교회(이적 목사)는 호소문을 내고 “애기봉 등탑은 성탄트리가 아니라 전쟁트리”라며 “전쟁트리 건립비 모금과 기도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때문에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 등 200여명은 전망대까지 오지 못하고 돌아갔다.

앞서 목정평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래 애기봉 등탑은 종교를 이용한 국방부의 대북심리전 수단”이라며 “애기봉 등탑은 평화의 성탄과 어떤 연관도 없는, 대북 갈등과 전쟁 참화를 이끌어 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반(反)복음적, 평화 파괴의 등탑”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군 당국이 지난달 16일 애기봉 전망대에 있던 18m 높이의 등탑을 철거하자 등탑을 재건하기 위한 모금운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포=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