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입 수능] 국어B 11번 문항에 의문 제기 가장 많았다

입력 2014-11-15 04:22

수능이 끝나자마자 이의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루 만에 300건이 넘었다. 지난해 세계지리 오류 사태로 출제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음을 말해준다.

14일 오후 11시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국어 75건, 수학 8건, 영어 21건, 사회탐구 128건, 과학탐구 141건 등 총 381건(직업탐구·제2외국어 포함)의 이의신청이 제기됐다. 어렵게 출제된 국어와 탐구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물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쉬웠던 수학과 영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 뒤 5일간 제기됐던 이의신청은 138건이었다. 같은 문항에 대한 같은 성격의 이의신청을 1건으로 간주해 집계한 수치다. 이 방식대로 계산하면 올해는 불과 하루 만에 79건이 접수됐다.

국어는 B형 11번 문항에 대한 이의가 많았다. 받침의 표준발음법에 대한 설명이 잘못된 것을 찾는 문제로 정답은 5번이었다. 이의를 제기한 수험생 대부분은 5번의 ‘밟는[밤ː는]’이 자음 교체와 탈락이 동시에 이뤄졌기에 표준발음법에 맞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시업체 관계자는 “‘밟’의 받침인 ‘ㄹ’의 경우 발음할 때 자음이 탈락한 게 맞지만 남은 ‘ㅂ’이 ‘ㅁ’으로 바뀌는 건 뒤에 오는 ‘ㄴ’에 따른 비음화 현상 때문”이라며 “표준발음법에 따른 변화가 아니어서 이 문제나 정답에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도 “표준발음법을 가장 큰 기준으로 두고 풀어야 하는 문제였는데 학생들이 자음 교체와 탈락에만 신경 쓴 것 같다”며 “한 번 더 생각해야 풀 수 있는 이른바 ‘함정’ 문제일 뿐 오류는 아니다”고 했다.

과학탐구는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이 논란이다. 야행성 대장균의 젖당 오페론과 조절 유전자를 표현한 그림을 보고 보기 중 맞는 것을 고르는 문제다. 수험생들은 보기 ‘ㄱ’이 틀렸기 때문에 ‘ㄱ, ㄴ’을 제시한 4번이 아니라 ‘ㄴ’만 맞는다고 한 2번 선택지가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입시업체 측은 “문제가 요구하는 건 구조 유전자가 아닌 조절 유전자에 대한 프로모터였는데 학생들이 혼동한 것 같다”며 “일반적 유형의 문제가 아니어서 난해할 수 있지만 오류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의신청은 17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 평가원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심사가 진행된다. 평가원은 심사 과정에 외부 인사를 영입해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최대한 공정하게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정답은 24일 오후 5시에 발표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