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고실업 해결… G20 ‘포용적 성장’을 논하다

입력 2014-11-15 03:4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포옹하고 있다. AP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같은 날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총독 관저에서 ‘홍기(hongi)’라 불리는 전통적 인사 방식을 따라 마오리족 전사와 코를 맞대고 있다. AP로이터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부터 이틀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 신(新)성장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올해 회의에선 박 대통령이 지난해 주창한 ‘포용적 성장’이 핵심 이슈로 논의된다. 이번 회의엔 한·중·일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상호 간 대화 또는 재조우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14일 현지에 도착했다.

◇G20 정상회의 ‘포용적 성장’ 논의=이번 회의에선 전 세계가 직면한 저성장·고실업 문제 해결의 중요성이 주요 의제로 정해졌다. 15일에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각국의 성장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의제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G20 회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포용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많은 정상들이 공감함에 따라 올해 회의에서 채택됐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우리 정부의 성장전략을 소개하고 금융불안 예방을 위한 G20 차원의 정책 공조를 주문할 예정이다.

◇12월 말 전후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추진=청와대는 전날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사전정지작업 성격인 3국 외교장관회의를 연말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가급적 12월 말을 전후해 (3국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3국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고 분위기가 성숙되면 그 결과에 따라 한·중·일 정상회담을 언제, 어떻게 개최할지 여건을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관회의에서 3국 간 협력의제가 조율되고, 한·일 또는 중·일 등 양자 현안 해결에 진전이 생기는 등 환경이 조성되면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의미다.

주 수석은 그러나 중국의 공감대 표명 여부에 대해선 “지금 그렇게까지 나갔다고 할 수 없다. 현재로선 외교장관회의까지만 방향성이 합의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여건이 성숙되고 주변 환경이 안정적으로 진전되면 정상회담 재개를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아세안 정상들과 친분 과시=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얀마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의장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우리에겐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프레지던츠컵 명예대회장직 경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을 건넸다.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이 대회 명예대회장에 최근 위촉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아세안+3 정상회의에선 “마라톤 회의를 보면서 아세안 지도자들의 열정과 체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들의 체력 소모를 줄여드리기 위해 한국은 이 자리에선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신 12월 부산에서 특별한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때 오시면 여러분 원기를 일거에 회복할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해 각국 정상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브리즈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