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꽃은, 깊은 밤 홀로

입력 2014-11-15 02:20

이탄(1940∼2010)

꽃은

깊은 밤 홀로

깨어나, 별을 본다.

잎은 두 손같이 펴

은혜의 빛을 받는다.

걸음보다 많은

어둠

사이사이에 별이 빛나고

별이 빛나는

사이사이에 꽃이 산다.

시간보다 많은

눈물

눈물이 눈물을 쌓지 않도록

꽃은 깊은 밤

홀로 깨어나

삶의 의미를 피운다.

지혜 있는 자의 눈망울로

아침마다 새로 피는

꽃이 있어

태양은 새롭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