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상장 첫날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다만 뒷심 부족과 차익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초반 초강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삼성SDS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초가 38만원보다 13.82% 떨어진 3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 기준으로 보면 단 하루 만에 100% 수익을 낸 셈이다. 이날 삼성SDS의 시초가는 공모가(19만원)보다 2배 높게 형성됐지만 개장 직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초 4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을 깨고 삼성SDS가 하락한 것은 높은 시초가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시초가가 워낙 높게 시작됐기 때문에 차익매물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당분간 주가가 정착될 때까지 흐름 자체는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흐름은 나빴지만 증시 영향력은 상당했다. 이날 상장된 삼성SDS 주식은 모두 7737만7800주로 시가총액만 25조3412억원에 달했다. 한때 포스코(25조6765억원)를 밀어내고 시총 5위까지 올랐으나 오후 주가가 하락하며 마감 기준 시총 6위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과 개인이 ‘팔자’에 나선 반면 기관은 인덱스펀드 편입 등으로 대거 삼성SDS를 사들이면서 거래대금과 거래량을 주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 거래대금 5조원 가운데 삼성SDS 물량이 약 1조3400억원으로 코스피의 약 27%를 차지했다”며 “과거 삼성생명이 증시에 상장됐을 때 기록했던 1조1000억원보다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S 거래량은 약 380만주를 기록했다. 삼성SDS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가 40만원을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상승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 상장을 통해 얻게 된 막대한 이익을 현금화해 상속세 납부 등에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주식 11.25%를 소유하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3.9%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의 상속세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이 부회장 소유 지분은 0.57%에 불과해 경영권 강화를 위한 지분 추가 매입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 부회장 등이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다. 먼저 삼성SDS 주가는 삼성가 자녀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프리미엄이 붙은 측면이 크다. 그런데 이 부회장 등이 주식을 내놓으면 회사가치가 급락해 비난여론이 높아지는 등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삼성SDS 주식을 현물출자하거나 향후 경영권 유지를 위한 기업합병 등을 할 때 지분 스와프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백상진 노용택 기자 sharky@kmib.co.kr
시초가 38만원… 시총 ‘6위’ 삼성SDS, 화려한 신고식
입력 2014-11-15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