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제안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의 태도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13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조기에 열어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또한 이날 정례회견에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반응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중·일 정상은 1999년부터 매년 아세안+3 정상회의 때 별도의 회담을 가져왔다. 2008년 이후 매년 3개국이 돌아가며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아베 내각 출범 이후 한·일, 중·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2012년 5월 베이징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자 관계가 별로 좋지 않더라도 3자 틀은 별도의 회의체인 만큼 정상과 외무장관이 얼굴을 맞대기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이런 분위기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까지 성사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요미우리신문은 “3국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일·한 양국 간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관건은 3국의 한 축인 중국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중·일 협력을 중시한다”면서도 “일본은 3국 협력이 건강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 성의를 보여 주변국과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3국 정상회담의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성사 여부는 일본 측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아베, 긍정적 입장… 中 “日이 성의 보여야”
입력 2014-11-15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