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삭감 항의 ‘소란’ 보훈처장 처신 또 도마에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처신이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국회를 무시하는 그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문제가 터진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주도로 보훈처 일부 사업 예산이 삭감된 게 발단이었다. 내년도 예산이 깎인 부분은 6·25전쟁 당시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미군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 건립 예산과 부산 유엔기념공원 내 박물관의 전시물 구입 예산 등 2가지였다.

정무위 예산 심사소위가 장진호 전투 기념비 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하자 새누리당은 “6·25전쟁 때 미군 해병대가 최대 7000명 이상 전사한 전투”라며 재편성을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미 미국에 장진호 전투 관련 기념조형물이 4개나 있다. 반드시 내년에 해야 할 사업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 박 처장은 13일 국회를 찾았다. 그는 새누리당 소속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보훈처 예산이 예산소위에서 대폭 삭감됐다”고 항의하다가 행패를 부렸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이 우연히 정 위원장 사무실을 찾았다가 서류를 내팽개치며 소란을 부리는 박 처장의 모습을 보자 거세게 질타한 것이다.

이후 여야 의원들은 박 처장에게 이구동성으로 항의했고 그는 정 위원장에게 사과했지만 앙금까지는 풀리지 않았다. 한 여당 의원은 14일 “박 처장 행동은 이미 상식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청와대가 왜 이런 사람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처장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국회에서 독단적인 행동을 해 의원들의 원성을 사왔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