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Pizza)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지중해, 중동 지역의 주식이었던 피타(Pitta)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피타는 ‘동그랗고 납작한 빵’을 이른다. 피자는 18세기 중반 이탈리아 나폴리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1830년에는 화덕을 갖춘 최초의 피자 전문점 ‘포르트 알바’가 탄생했다. 나폴리의 유명 피자 셰프인 라파엘레 에스포지토는 1889년 사보이의 마르게리타 왕비에게 바치는 특별한 피자를 만들었다. 토마토, 바질에 모차렐라 치즈를 추가해 만든 이 피자가 바로 그 유명한 ‘마르게리타(margherita)’다. 왕비의 이름을 딴 것이다.
피자는 20세기 초반 미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미국 최초의 피자 전문점 ‘룸바르디’가 1905년 뉴욕에서 문을 열었고 1958년에는 피자헛이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에 피자 전문점이 생긴 것은 197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엔 비싼 가격 때문에 ‘금테 두른’ 고급 음식으로 인식돼 대중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자장면 한 그릇이 500원인 데 비해 피자 한 판은 1만1000원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압구정동에 ‘피자인’, 이태원에 ‘피자헛’이 1985년 동시에 체인점을 열면서 피자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보급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피자 전문점이 수천곳에 달하고 있다. 가격도 저렴해졌다.
그럼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피자의 원재료 가격은 얼마나 될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내놨다. 평균 판매가 2만100원짜리 유명 브랜드 피자 제품 중 페퍼로니 피자(라지 기준)의 원가를 추정한 결과 6480원으로 실제 판매가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때문일 것이다. 피자의 본고장 나폴리에선 마르게리타(라지)가 5∼8유로(약 6840∼1만1000원)에 팔리니 우린 비싸도 너무 비싸다. 곁들여지는 각종 토핑을 감안해도 말이다.
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한마당-김준동] 피자 너무 비싸
입력 2014-11-15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