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이화외고네…. 이화여고로 가야 해.” 2015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입실 마감 직후인 13일 오전 8시15분쯤 수험생 2명이 이화외고 건물 3층에서 부리나케 뛰쳐나왔다. 시험장인 이화여고를 이화외고와 착각해 잘못 찾은 것이다. 두 학생은 경비원에게 길을 물어 허겁지겁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수능에서도 어김없이 지각 수험생이 나타났다. 예년처럼 경찰 순찰차의 도움을 받아 시험장으로 급히 들어가는 지각생은 물론 시험장을 착각해 부리나케 발길을 돌린 수험생이 속출했다. 시험장을 착각한 남자 수험생이 결국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서울지역 고교를 졸업한 재수생 A군은 경기도 광명시 광문고를 자신의 수능시험장으로 알고 찾아갔으나 해당 학교는 여학생들이 시험을 치는 장소였다. A군의 시험장은 서울 강동구 광문고였다. 다시 서울로 이동하기엔 시간 여유가 없어 관리본부는 A군을 그냥 광명시 광문고에서 시험을 보도록 했다. A군은 여학생들과 함께 1교시 시험을 치렀고 2교시부터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봤다.
반입금지 물품을 들고 시험을 치르다 적발돼 퇴실조치 당한 수험생도 잇따랐다. 울산의 한 수험생은 스톱워치 기능이 있는 전자시계를 착용한 채 시험을 보다 적발돼 부정행위 처리됐다. 전북 군산에서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수험생 B군(19)이 자진신고 했으나 결국 퇴실조치 당했다. B군은 친구들 권유로 오후 12시40분쯤 감독관에게 이실직고했지만 이미 1교시와 2교시 시험이 끝난 뒤라 용서받지 못했다.
병상 투혼에 나선 수험생도 있었다. 서울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C군(18)은 건국대병원 VIP 병동에서 수능을 치렀다. C군은 지난 10일 호흡곤란을 호소해 폐 기능 이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감독관과 경찰관 입회 조건으로 병실에서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시험장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수험생도 있었다. 경기도 수원시 화홍고에서 1교시 시험을 앞둔 D군은 뇌경색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시험을 치르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수능시험을 포기했다.
수능 부담감에 시험 전날 수험생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도 있었다. 12일 오후 11시쯤 경기도 양주시 한 아파트 화단에서 17층에 사는 E군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E군 부모는 경찰에서 “아들이 평소 성적을 고민해 왔다”고 진술했다.
한편 시각장애 수험생은 올해 도입된 화면낭독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시험을 치렀다. 지난해까지는 점자 시험지를 사용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2015 대입 수능] 여학생 시험장에 간 남학생 “앗, 착각!”… 휴대전화·전자시계 잇단 적발 퇴실 조치
입력 2014-11-14 05:21 수정 2014-11-14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