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16개 시험장에서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이과 수험생에 대한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 B형과 영어가 역대 수능 가운데 가장 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과 상위권 수험생들은 수학과 영어에서 1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잖은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과 수험생이 치른 수학 B형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다수 입시업체는 수학 B형의 1등급 구분점수(등급컷)를 원점수 기준 100점으로 추산했다. 모든 문제를 맞혀야 1등급이 된다는 얘기다. 만점자 비율은 역대 가장 높은 4%대로 예측된다. 지난해 수학 B형 만점자 비율은 0.58%였다. 최대 8배 많은 만점자가 쏟아지는 것이다. 2010학년도 이후 수학 B형 만점자 비율은 0.02∼0.76%로 1%를 넘은 적이 없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맞췄다”고 했지만 6월 모의평가 만점자는 1.88%였다.
지난해 A/B형으로 나뉘었다가 올해 다시 통합형으로 치러진 영어도 쉬웠다. 원점수 1등급컷이 98∼100점으로 관측됐다. 한 문제 이상 틀리면 등급이 떨어지는 것이다. 만점자 비율도 4% 내외로 역대 가장 높을 전망이다. 다만 수학 B형처럼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월 모의평가 만점자가 5.37%였고, 9월 모의평가에서도 3.71%가 만점을 받을 정도여서 수능 영어도 쉬우리라 예상됐었다.
이과생이 본 국어 A형은 지난해보다 약간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국어에서 이과 변별력이 확보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과 전형에서 국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문과생이 보는 국어 B형은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A/B형 모두 올해 9월 모의평가가 지나치게 쉬워 체감 난이도가 상승했다. 9월 모의평가는 A형의 경우 4.19%, B형은 5.34%가 만점을 받았을 만큼 쉬웠다.
올해는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류를 계기로 검증 절차가 강화됐다. 양호환 수능출제위원장은 “교과서와 현재 상황의 자료가 다를 경우 출제 근거자료를 정확히 확보토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최종 정답을 24일 오후 5시 확정 발표한다. 성적은 다음 달 3일 통지된다.
응시자는 59만4617명(1교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응시원서를 낸 수험생 중 4만5050명이 응시하지 않아 결시율은 7.04%였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2015 대입 수능] 英·數B ‘물수능’… 이과생 대혼란
입력 2014-11-14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