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입 수능] 수능 한파 녹인 단원고 학생들

입력 2014-11-14 03:48
16년 만에 찾아온 불청객 ‘수능 한파’도 단원고 1학년 학생들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지 못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7시쯤 경기도 안산시 부곡고 정문 앞에선 단원고 1학년 학생들이 3학년 선배들에게 해맑게 웃으며 “선배님, 시험 잘 보세요”라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따뜻한 차와 음료를 건넸다. 심리치료를 받는 2학년을 대신해 응원하러 온 것이다.

김모(17)군은 장갑도 끼지 않은 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단원고 수능응원단’이라고 적힌 종이를 높이 쳐들고 있었다. 옆에서 이모(17)양이 따뜻한 음료를 선배들에게 나눠줬다. 이양은 “바람이 불어 더 춥지만 6시50분쯤부터 응원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수업 결손일수가 많아 단원고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배정되지 않았다. 참사 이후 현재까지 2학년 교실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시험장에서도 제외됐다. 단원고 3학년 474명과 졸업생 46명은 부곡고, 초지고 등 안산 지역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렀다. 1학년과 교사, 학부모들이 몇 명씩 짝을 이뤄 각 시험장에서 응원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수험생에 대한 대입지원특례법은 사실상 폐기됐다. 수시 지원 일정이 이미 9월 18일 마감됐기 때문이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