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진예원(28)씨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첫 해외직구에 도전하기로 했다. 아직 해외직구 경험이 없지만 지인에게 줄 감사 선물로 ‘양키캔들’ 향초를 구매할 생각이다. 여러 개를 살 예정인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을 이용할 경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뜻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그 다음주 월요일 사이버먼데이는 미국에서 연중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때다.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해외직구가 보편화되면서 국경을 넘어 국내에서도 이 시즌 세일 기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13일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G마켓 사이트 방문 고객 248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해외직구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해외직구 이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74%가 ‘없다’고 답해 올 시즌 첫 구매를 시도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각국의 특성을 반영한 ‘데이(Day) 마케팅’은 모바일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점차 국경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에서 ‘독신자의 날’(싱글데이·솔로데이)로 불리는 11일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할인 행사에 들어가 당일에만 93억 달러(약 10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9년 첫 독신자의 날 이벤트 당시 810만 달러 매출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5년 사이 매출이 1148배나 늘었다. 여전히 중국 내 매출 비중이 훨씬 크지만 전 세계 217개국에서 상품을 구매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싱글데이 10주년에는 미국,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 쇼핑 기념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쇼핑의 국경이 점차 무너지면서 소비자뿐 아니라 국내 제조사 역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싱글데이를 앞둔 지난달 중순 알리바바의 해외직구몰인 ‘티몰 글로벌’에 입점해 예약판매 열흘 만에 ‘후 공진향 인양 2종 세트’ 5000세트를 다 팔았다.
농심은 알리바바 타오바오몰 내 농심 쇼핑몰에서 11일 하루 매출이 평균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30만 위안(5500만원)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수립했다. 중국 진출 이후 하루 매출 기준 사상 최고다. 오픈마켓 등도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해외직구족을 잡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데이마케팅’에 국경은 없다
입력 2014-11-14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