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보고서 “경상 흑자는 인구구조 변화 덕”

입력 2014-11-14 02:13
우리나라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청년층 비중이 줄고 중·장년층 비중이 늘어나면서 투자율은 줄고 저축률은 높아진 탓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권규호 연구위원은 13일 ‘인구구조 변화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경상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은 인구구조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년층 인구 비중의 증가는 저축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 생애에 걸쳐 소득이 가장 많은 중·장년층 시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저축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유년층과 고령층의 비중 증가는 소득 대비 부양 부담의 증가를 의미해 경제 전체의 저축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투자율에도 영향을 준다. 유년층과 청년층이 줄어들면 투자율이 낮아진다.

저축률보다 투자율이 빠르게 증가하면 이는 순해외투자, 즉 경상수지 적자 요인이 되는 반면 투자율이 저축률보다 많이 떨어지면 국내에 돈이 남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장년층 인구 비중이 2013년 정점을 찍어 저축률 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최고에 이르렀다. 투자율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유·청년층의 인구 비중은 이미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GDP의 5% 수준에 이르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향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되다가 고령층 인구 비중 증가가 두드러지는 2020년 이후 점진적으로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처럼 현재 경상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이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 방안도 좀 더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