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아세안 외교] 에볼라 공동대응·IS 규탄 담은 공동성명 채택

입력 2014-11-14 02:22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미얀마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다른 국가 정상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박 대통령, 프라윳 찬 오차 태국 총리. 연합뉴스

미얀마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제9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제17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 자리에서 테러리즘을 ‘인류의 적’으로 규정하고 테러는 용납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국제 안보현안 공동대응 강조=박 대통령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미얀마국제회의센터(MICC)에서 열린 EAS에서 에볼라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국제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 노력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5분여의 정상발언에서 “인류의 적인 테러리즘에 맞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IS의 폭력적 극단주의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의 에볼라 피해 지역에 대한 보건인력 파견 결정을 설명한 뒤 각국의 공동 대응 역시 당부했다.

이와 함께 내년 2차 글로벌 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 회의의 한국 개최 사실을 소개하고 전염병 예방·대응에 대한 포괄적 공조를 주문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EAS 참가국 정상들은 에볼라 공동 대응, IS 규탄, 야생동식물 불법거래 퇴치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동아시아정상회의는 아세안 10개 회원국에 한·중·일 3국, 미국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8개 국가 정상이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선 사이버범죄·해양안보 등 정치·안보 분야, 중소기업 육성 등 경제 분야, 질병퇴치 협력 강화 등 사회·문화 분야 등 분야별 참가국들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회원국 정상들에게 대북 문제 공조 방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통일구상 등도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의 한·중·일 조정국 정상으로 올해 아세안 의장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함께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했다.

◇한·태 정상회담, 제반 분야 협력 강화 논의=박 대통령은 앞서 MICC에서 프라윳 찬 오차 태국 총리와 한·태국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포괄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프라윳 총리는 지난 5월 군부 쿠데타를 통해 총리에 올랐다. 회담은 EAS 본회의장을 잠시 빠져나와 만나는 ‘풀 어사이드 미팅(pull aside meeting)’ 형식으로 진행됐다. 프라윳 총리는 “양국이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한국전에 참전했던 태국 부대가 최정예 부대로 성장했고, 이 부대의 무용담이 태국군에서 기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태국은 한국전쟁(6·25전쟁)에 파병한 한국의 전통적 우방이자 전략적 동반자”라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이날로 예정됐던 박 대통령과 존 키 뉴질랜드 총리의 정상회담은 15∼16일 호주 브리즈번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기간으로 연기됐다.

네피도(미얀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