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운전기간 40년 안팎의 노후 원전들이 재가동될 전망이다. 후쿠시마(福島)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원전들이 내년부터 속속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일본 국민들의 불안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일본 전력회사인 간사이(關西)전력이 다카하마(高浜) 원전 1·2호기를 재가동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두 원자로는 14일 기준 가동한 지 각각 40년, 39년 된 노후 원전들이다. 간사이전력은 연말에 특별점검을 실시한 뒤 내년 4∼7월쯤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운전 연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일본에서 운전기간 40년 안팎의 노후 원전의 가동기간 연장이 추진되는 건 처음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개정된 원자로규제법은 원전 가동 기간을 40년으로 규정했다. 다만 전력회사가 특별점검을 한 뒤 원자력규제위가 운전을 계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최장 20년간 운전을 연장할 수 있다.
두 원자로를 점검하고 새 규제 기준에 맞추려면 1000억엔(9500억원)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 효과는 크다. 원전 재가동시 예상 수익은 1000억엔을 훨씬 상회하며, 전력예비율 또한 현재 3%에서 1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전력 소매 전면자유화’(에너지시장에 전면적인 경쟁체제 도입)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안전이다. 원자력규제위는 화재 예방을 위해 두 원전 내 전기 케이블을 불연성 재질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닛케이는 교체에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는 데다 공사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설비 노후화 정도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현재 일본 내 모든 원전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아베 내각은 안전심사를 통과한 원전은 차례로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0여개 원전에 대한 재가동 심사가 진행 중이며, 가고시마(鹿兒島)현 센다이(川內) 원전 1·2호기는 이르면 내년 초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의 강한 의지와 달리 일본 국민의 원전 불신은 여전히 깊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내각이 지난 4월 메일과 팩스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만8711건의 답신 중 94.4%(1만7665건)가 ‘탈(脫)원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은 213건으로 1.1%에 그쳤다.
독일의 경우 후쿠시마 사고 직후 탈원전 정책으로 전환해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日, 40년 된 노후 원전 재가동 눈앞
입력 2014-11-14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