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아세안 외교] 朴-반기문 연이틀 ‘관심 끈 만남’… 朴-아베 이번엔 ‘옆자리 불발’

입력 2014-11-14 02:24
동아시아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네피도 미얀마국제회의센터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을 만나 함께 갈라 만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미얀마 네피도의 미얀마국제회의센터(MI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다시 조우했다. 다만 반 총장이 본회의장에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브리핑을 한 뒤 먼저 퇴장해 두 사람 간 깊이 있는 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본회의장 입장 과정에서 만나 서로 가벼운 인사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이 관심을 끈 것은 반 총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전날인 12일 저녁 EAS 갈라 만찬에는 나란히 참석, 만찬장 중앙무대로 입장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월 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는 반 총장 관저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만찬을 한 적이 있다.

반 총장은 EAS 브리핑에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에볼라가 발생한 기록은 없으나 국경 통제 등 아시아 국가들이 취하는 에볼라 방지책들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은 인권보호, 정의실현 등을 위한 개별 국가의 능력을 강화하는 데 아세안 및 유엔 회원국들과 함께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도 관심을 끌었지만 두 정상이 EAS 본회의장에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를 사이에 두고 앉아 별다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영문 알파벳 순서상 한국(K)은 일본(J) 바로 옆 자리였다. 사전에 배포된 안내 자료에도 한·일 정상 자리는 바로 옆이었으나 의장국인 미얀마가 본회의 직전 자리 배치를 변경해 뉴질랜드가 두 정상 사이에 배치됐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5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함께 참석, 대화 가능성은 다시 한번 열려 있다. EAS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도 참석했다.

네피도(미얀마)=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