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사회, 윤종규 회장내정자 행장 후보 선임

입력 2014-11-13 03:00
KB금융지주가 회장-행장 겸임 체제를 선택했다. 경영진 내분으로 뒤숭숭한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B금융지주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 내정자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임했다. KB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KB금융그룹의 조직 안정과 효율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주회사와 은행의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한 윤 내정자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윤 내정자는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더라도 보수는 회장 급여만 받기로 했다. 윤 내정자는 오는 21일 열릴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회장 및 행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그동안 금융 당국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굳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거취 문제에 관한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사외이사들이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됐다. 금융 당국이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에 KB금융의 지배구조를 연계해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도 이사회 직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일부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연임 포기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거취와 관련한 아무런 의견도 나오지 않음에 따라 당국의 사퇴 압박을 거부한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 당국이 이를 빌미로 승인을 계속 미룰 경우 LIG손보 인수 문제는 장기 표류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하면 LIG손보 측과의 계약이 자동 해지될 수도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