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를 재확인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3대 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조속한 6자회담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 리조트 정상회담 이후 누적된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우선 양국 정상은 육상 및 해상에서의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해양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 규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신형 대국관계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군사 관계를 제안했다”면서 “양국 국방부가 주요 군사훈련에 대한 상호 통보 기제를 설치하고, 해·공군의 조우 시 행동 수칙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규정한 정보기술협정(ITA)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온실가스 감축에도 전격 합의했다. 중국은 2030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리지 않기로 했고,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에서 26∼28% 줄이겠다는 새로운 목표치를 제시했다. 양국은 비자 유효기간 연장에도 합의해 중국인의 미국 사업과 여행 비자는 현행 1년에서 10년으로, 학생과 교류 비자는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각각 유효기간이 늘어난다.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중·미 수교 35주년이 되는 해로 중·미 관계는 이미 새로운 역사적 기점에 서 있다”며 새로운 대국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시 주석과 나는 앞으로 양국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이해를 공유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양국 간 풀리지 않은 앙금도 남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 상황과 사이버 해킹 등을 놓고 시 주석을 압박했다.
행정장관 보통선거 문제로 불거진 홍콩시위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미국)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홍콩 문제는 중국 내부의 문제이며 그 어떤 국가도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오바마·시진핑 “한반도 완전 비핵화 목표 재확인”… 美·中 정상회담
입력 2014-11-13 0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