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국사봉 구간(1㎞) 노선의 공사 방식을 놓고 고양시와 시행사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 사업이 미궁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1년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 구간 건설 당시 북한산 환경 파괴 등 논란으로 공사가 2년간 중단된 ‘사패산 사태’가 재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패산 터널 공사는 2년간 중단돼 모두 5853억6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는 통행요금에 반영돼 이용자 부담으로 돌아갔다.
고양시와 지역 국회의원인 심상정 의원은 해발 109m 높이의 야산인 국사봉에 터널을 뚫어 주민 휴식처인 녹지 훼손을 최소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GS건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서울문산고속도로㈜ 측은 국사봉 구간의 지형적 특성상 터널을 뚫으면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환경보호 효과에 비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다며 능선을 깎아 도로를 놓고, 5만8700여㎡ 규모의 휴게소를 설치하는 당초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갈등이 2년 6개월째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고양지역 시민환경단체와 통과 구간 주민들이 ‘서울∼문산고속도로 반대대책위 협의체’를 구성해 노선과 재원조달 방식에 대해 ‘원점 재검토’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2012년 착공 예정이었던 국사봉 구간 공사는 더욱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고, 고속도로 개통 시기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국사봉을 훼손하는 고속도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반발이 너무 거세다”고 밝혔다.
서울문산고속도로㈜ 측은 “그 곳은 터널로 가는 지형이 아니고, 정부 시행 사업이어서 규칙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해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찬성하는 주민들도 상당수가 있고, 현재 환경부와 이 문제와 관련해 진행중인 협의가 완료되면 이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된다”며 “주민 민원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문산 고속도로 사업은 2조2941억원을 들여 서울 방화대교 북단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까지 길이 35.6㎞, 왕복 2∼6차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2012년 착공해 201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방화대교 진입 문제와 고양·파주지역 통과 노선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고 재설계를 하느라 2014년 6월로 착공일이 늦춰졌다.
고양=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서울∼문산 고속도 국사봉 구간 ‘사패산’ 우려
입력 2014-11-13 0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