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북한 개성교회에 나타난 불기둥에 대해 천문 기상 및 대기과학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번개, 낙뢰의 일종이지만 사진처럼 강하고 굵은 빛줄기는 국내에서 흔하지 않다고 12일 말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여러 가닥의 번개가 집약된 ‘멀티 번개’로 보인다”며 “굵은 빛줄기 주변에 또 다른 번개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땅이 넓은 나라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국내처럼 땅이 좁은 나라에선 보기 드문 자연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봉석 경기도 군포 누리천문대장은 “보통 여름철에 발생하는 번개, 낙뢰와는 규모부터 크게 다르다. 국내에서 사진 등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이 정도의 섬광이라면 당시 근처에 있는 전자 기기들이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번개는 전자와 전기의 불안정한 흐름으로 발생하지만 보통은 구름 속에서 방전돼 사라진다”며 “구름 속에서 생성된 번개가 사라지지 않고 땅에 연결되는 것이 낙뢰”라고 설명했다. 그는 “낙뢰는 보통 최소 수만 볼트에 이른다”며 “개성 공단에 나타난 이 낙뢰는 굉장히 높은 전압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기상 전문가들이 본 ‘불기둥’…“강하고 굵은 빛줄기, 국내에선 보기 드문 자연 현상”
입력 2014-11-13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