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TV화면에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자리 잡은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연습생 서바이벌이라는 것도 등장했는데요. ‘윈:후 이즈 넥스트(WIN:Who Is Next)’, ‘믹스 앤 매치(Mix&Match·왼쪽 포스터)’에 ‘노 머시(No Mercy·오른쪽 포스터)’와 같은 프로그램 말이죠.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연예 기획사에서 춤과 노래 등을 연습하는 연예인 지망생들끼리 서로 경쟁시키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만 연예인으로 데뷔시키는 것을 목표로 진행됩니다. K팝으로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고 있는 그룹 빅뱅이 연습생 서바이벌을 통해 데뷔한 그룹입니다. 빅뱅은 2006년 케이블 채널 Mnet에서 방송된 ‘빅뱅다큐’를 통해 데뷔 전부터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연습생들을 TV카메라로 내모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았던 이들의 신선한 매력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때문입니다. 또 프로그램으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얻은 뒤 데뷔하면 더 빠르고 쉽게 유명세를 얻는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울러 소속사의 인지도까지 올라가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의 이득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빅뱅과 위너·아이콘 등을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데뷔시키며 엄청나게 수혜를 본 대표적인 경우죠.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연습생들은 엄연히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인데도 이들의 사생활이 TV로 노출됩니다. 이로 인해 종종 문제가 발생합니다. 최근 데뷔가 결정된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김한빈·18)의 경우 아버지가 횡령 혐의로 최근 구속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하필이면 프로그램에 온 가족이 응원을 오는 바람에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의 얼굴이 인터넷 곳곳에 나돌고 있습니다.
서바이벌에서 탈락한 연습생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빅뱅다큐에 출연했다가 최종 탈락했던 장현승(25)은 4년이 지나서야 그룹 비스트로 데뷔했습니다. 장현승은 탈락 직후 “나는 일반인인데 내게 몰리는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믹스 앤 매치에서 탈락한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양홍석(20)은 명동으로 놀러간 사실이 SNS 등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어설프게 얼굴이 알려진 탓에 사생활 침해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어린 나이에도 노력하는 연습생들의 땀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아직 연예인이 될지 안 될지조차 모르는 비(非)연예인의 사생활이 TV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입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아이돌인 듯 아이돌 아닌 ‘연습생 서바이벌’
입력 2014-11-13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