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 남자부 후보에 나시르 알 샴라니(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이스마일 아흐메드(알 아인·모로코), 칼판 이브라힘(알 사드·카타르)이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3명 모두 중동 선수다. 아시아축구에서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중동리그는 ‘오일머니’로 급격히 세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중동리그 클럽들은 축구 선진국의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스타 선수들의 영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리그 수준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2000년대 후반 설기현, 이영표(전 알 힐랄) 등이 열사의 그라운드를 누빌 때만 해도 중동리그는 한국에서 외면 받는 무대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도 중동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과거엔 수비수들이 중동리그에 많이 진출했지만 최근엔 박주영(알 샤밥), 이근호(엘 자이시) 등 공격수들도 ‘한류’를 타고 중동으로 향한다. 지난 10월 10일 열린 ‘슈틸리케호’의 파라과이 평가전에서 남태희(레크위야), 한국영, 조영철(이상 카타르 SC), 곽태휘(알 힐랄) 등 4명의 중동파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는 9명에 이른다.
흔히 유럽 진출은 ‘꿈’을 향한 도전이고, 중동 진출은 ‘돈’을 향한 이동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인 선수들이 카타르로 떠나는 이유도 고액 연봉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 선수의 최고 연봉은 약 16억원에 형성돼 있다. 올해 29세인 이근호, 소속팀을 못 찾아 고민하던 박주영 등에게 현실적인 무대는 중동리그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을 제패한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12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근 K리그 선수들이 중국이나 중동으로 가는 경우가 잦은데 사실 내가 선수라도 그렇게 하겠다. 단지 돈을 보고 간다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며 “K리그의 최근 위축세는 대표팀 전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2014 AFC 올해의 선수’ 남자부 후보 명단에서 한국인 선수가 빠진 것은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김태현 기자
[타임아웃] 아시아 축구 중동 모래바람 거세졌다
입력 2014-11-13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