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 얄팍한 시위 방해… 1인 시위자 나타나면 옆에 입간판·현수막 설치

입력 2014-11-13 02:30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피해자가 지난달 25일 광주 서구 화정로 하나님의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하나님의교회 측이 설치한 입간판. 하나님의교회피해자가족모임 제공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피해자들이 전국적으로 1인 시위를 전개하자 하나님의교회 측이 ‘가정의 행복을 소중히 여깁니다’는 등의 입간판을 세우고 시위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가 12일 하나님의교회 피해자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는 서울 부산 인천 광주 김포 천안 청주 전주 익산 마산 창원 등 최소 21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교회 입구에서 1인 시위자가 나타나면 동일한 형태의 입간판과 현수막을 1인 시위자 옆에 설치했다.

입간판에는 ‘하나님의교회는 가정의 행복을 소중히 여깁니다’ ‘하나님의교회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긴급 알립니다. 이곳에서 시위하는 자들은 교회에서 물의를 일으켜 제명처분 당한 자들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히 하나님의교회는 한국교회로부터 이단으로 판정받은 집단임에도 ‘하나님의교회가 한국교회 역사상 유래(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약적 성장을 이룩한 것은 국내외 언론들이 보도한 주지의 사실입니다’라는 황당한 문구도 게재했다.

하나님의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김모(44)씨는 “시위자들은 대부분 하나님의교회 때문에 이혼을 했거나 이혼소송 중인 남편들인데, 하나님의교회가 ‘제명처분 당한 자들’이라고 왜곡하고 있다”면서 “시위를 시작하면 하나님의교회 관계자들이 똑같은 입간판과 현수막을 들고 나와 우리를 둘러싸고 방해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위자 원모(41)씨도 “가는 곳마다 동일한 디자인, 같은 문구, 비슷한 크기의 현수막으로 가로막는데 하나님의교회 본부에서 일괄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간판과 현수막 설치는 1인 시위로 신도들이 이탈하고 지역사회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되자 내부동요를 막고 시위의 취지를 왜곡하기 위한 ‘물타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입간판을 설치해 시위를 방해하는 이유와 ‘한국교회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약적 성장을 이룩했다’는 문구 등의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하나님의교회 측에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