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청소년 교정보호시설을 나온 이모(17)군은 교정시설에 들어온 초기에는 골칫거리였다. 규율위반, 싸움 등으로 수시로 문제를 일으켰다. 교정시설에서 성악을 접한 이후 인생이 크게 달라졌다. 레슨을 통해 성악에 대한 재능을 발견한 이군은 이후 음악에 집중했고 생활태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교정시설을 나온 뒤에는 2014 법사랑대회, 부천하모닉스오케스트라 협연 등에 참가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군은 이후 음악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사정을 접하게 된 교정시설과 에스원은 이군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교정보호시설을 퇴소한 정모(19)군은 시설에 머물며 바리스타,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고졸 검정고시에도 합격하며 입소기간 중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9월부터는 에스원 수원사옥에 만든 비영리 협동조합 카페One에서 일하며 바리스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에스원은 정군도 장학생으로 선발했다.
종합안심솔루션 기업 에스원은 12일 교정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에게 자활 의지를 도와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장학금 전달식’을 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에서 열었다고 밝혔다.
에스원은 2005년부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펀드에 회사 지원금을 더해 고봉중·고등학교와 정심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안양소년원) 학생 중 12명의 모범학생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연간 24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120여명에게 약 2억8000만원의 희망장학금이 지급됐다. 장학금 수혜 학생 중 대부분은 교정보호시설 퇴소 후에도 바람직하게 생활하고 있어 올바른 자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군은 장학금을 전달받은 뒤 “교정보호시설에 있을 때 성악 레슨을 받으면서 음악인이 되는 꿈을 키우게 됐다”며 “퇴소한 뒤인데도 불구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경제적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군도 “성실하게 목표를 향해 성장하는 학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에스원은 “교정시설 학생들의 경우 삶에 대한 의지를 잃거나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희망장학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희망장학금의 힘… “문제아 과거 딛고 미래 꿈 꿔요”
입력 2014-11-13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