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삼성의 제13대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감독은 부임 첫해 정규 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 시리즈까지 모두 제패하며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12년에도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를 달성했다. 사령탑 데뷔 후 2년 연속 우승은 선동렬 전 삼성 감독(2005∼2006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류 감독은 지략이 뛰어난 스타일은 아니지만 덕으로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뤄냈고, 명실상부 명장 반열에 올랐다. ‘야구 대통령’ 류 감독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류 감독은 지난해 시련을 겪기도 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지휘봉을 맡아 예선 탈락한 것. 이후 그의 이름 앞에는 ‘국내용 감독’이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다. 그리고 삼성은 가까스로 정규 시즌 1위에 오른 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3패로 밀리며 패색이 짙었으나 뒷심을 발휘하며 통합 3연패를 이뤄냈다.
올해 역시 류 감독에겐 쉽지 않은 해였다. 삼성의 철벽 마무리 오승환과 리드오프 배영섭이 각각 일본 진출과 입대로 전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이승엽의 부활과 신인 박해민의 등장 등 신구 조화 속에 네 번째 정규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삼성 왕조를 이끈 류 감독의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선수에 대한 강한 신뢰에서 비롯된다. 한번 믿은 선수는 아무리 부진하더라도 끝까지 간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류 감독이 ‘전술전략 없는 야구’를 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류 감독의 이런 신뢰 때문에 선수들은 오래지 않아 제 몫을 해낸다.
류 감독은 이날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즐긴 뒤 “11월 11일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지인이 문자를 보내 줬는데, 11월 11일은 1이 4개라 1등을 4번째 하는 날이라고.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해 너무나 기쁘다. 모두 팬들 덕분이다. 내년에도 우승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11월11일은 1등 4번째 하는 날… 내년에도 우승하고 싶어”
입력 2014-11-12 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