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신구 조화… 지지 않는 시스템 야구 빛났다

입력 2014-11-12 04:12
삼성 라이온즈가 11일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이룩한 원동력에는 완벽한 신구 조화가 첫손에 꼽힌다. 삼성은 고참 선수들이 후배를 이끌어 주고 주축 선수들은 어김없이 제 몫을 해준다. 또 빈자리가 생기면 유망주가 이를 훌륭히 메워주는 선순환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 최고참 진갑용(40)은 포수로서 여전히 안방에서 선수들을 리드하고 있고 ‘라이언 킹’ 이승엽(30)은 올 시즌 최고령 30홈런, 타율 3할, 100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전성기 때와 버금가는 기량을 뽐냈다. 진갑용과 함께 한국시리즈 최다 출전(10회) 기록을 갖고 있는 박한이(35)는 테이블세터로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마무리 임창용(38)은 여전히 ‘창용불패’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은 최고의 타선과 마운드를 자랑하고 있다. 채태인(32)과 최형우(31), 박석민(29)으로 이어지는 삼성 클린업트리오는 리그 최강이다. 윤성환(33)과 안지만(31)을 필두로 권혁(31) 차우찬(27) 등 불펜도 상대에게 공포 그 자체다.

주축 선수 공백이 생길 때는 어김없이 유망주가 나타나 그 자리를 메웠다. 실제 삼성은 주전 중견수 배영섭(28)이 올 시즌을 앞두고 군 입대해 수비에 구멍이 생겼지만 신고 선수 출신인 박해민(24)이 등장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런 삼성의 완벽한 시스템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은 이 해 프로야구 최초로 선수 육성 시스템인 2군 전용 훈련장 ‘경산볼파크’를 개장했다.

삼성은 처음에 그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2010년 이후부터 경산볼파크 출신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윤성환 안지만 등은 모두 경산볼파크에서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굵은 땀을 흘린 선수들이다. 경산에서 선수들이 꾸준히 자라면서 삼성은 늘 풍부한 예비전력을 갖췄다.

삼성은 올해 B B 아크(Baseball Building Ark)를 설립해 유망주 육성에 더 힘을 내고 있다. 당장 1군에 진입할 수 없는 유망주를 전문 코치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2군 혹은 3군과 함께 이동하며 집중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젊은 유망주들이 체계적으로 훈련할 기회를 가진다.

삼성 관계자는 “구단의 지속적인 투자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류중일 감독의 리더십 덕분에 삼성의 지지 않는 시스템 야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