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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호마다 유명 인사들의 진솔한 인터뷰로 삼성 임직원뿐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삼성그룹 종이 사보 ‘삼성앤유(samsung&u·사진)’가 11·12월호를 끝으로 폐간된다. 젊은 독자들이 온라인 콘텐츠에 열광하는 추세에 맞추기 위해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다.
삼성앤유는 삼성의 단순한 소식지 역할을 넘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주제와 내용으로 호당 발행부수가 19만부에 달했다. 삼성그룹은 11일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는 시대에 인쇄물에만 소개하기 아쉬운 양질의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삼성앤유 폐간으로 인쇄비용을 줄이는 대신 블로그에 웹진(webzine·인터넷 잡지)을 게재해 모바일 맞춤형 콘텐츠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을 통한 ‘포토스토리’나 웹툰, 동영상 제작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2000년부터 발행됐던 사내보 ‘삼성저널’과 1977년부터 시작된 사외보 ‘함께하는 사회’를 통합해 2009년부터 격월 발간된 삼성앤유는 주제나 내용도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 많았다. 호당 하나의 주제가 정해지는데, 가장 최근 발행된 9·10월호 주제는 ‘잃어버린 나’였다. ‘나는 스스로를 얼마나 존중하고 있을까? 자아존중감 테스트를 통해 나를 돌아보자’는 페이지도 등장한다. 2013년 7·8월호는 ‘연애’를 주제로 젊은이들의 연애 고민이 담겼다.
올해 5·6월호(직원 자녀)를 제외하곤 매달 젊은 직원이 표지 모델을 장식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포즈를 뽐내며 19만부의 삼성 대표 ‘얼굴’로 인쇄되는 탓에 사내 경쟁률은 최고 300대 1을 육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 사보인 삼성앤유가 ‘종이 시대’를 마감하는 것은 미국 뉴스위크 등 신문매체들이 인쇄물을 접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인쇄물에 콘텐츠를 담아내는 게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서울시내 카페에 삼성앤유를 비치한 뒤로 신청 부수가 3만부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카페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이다 보니 삼성 사보에 관심을 갖는 이들 중 젊은 세대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요즘 세대가 하는 고민들을 많이 다루다 보니 인쇄매체보다 젊은층에게 친숙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젊은 독자 위한 변신 삼성 사보 ‘종이시대’ 마감
입력 2014-11-1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