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말리 당국 발빠른 대응이 에볼라 확산 막았다… NYT 등 보도

입력 2014-11-12 02:00
미국 뉴욕에서 최초로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던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가 완치돼 퇴원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첫 에볼라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격리돼 있던 서아프리카의 말리 주민들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격리에서 해제될 전망이다. 뉴욕과 말리 모두 현지 보건 당국의 발 빠른 대처가 에볼라 확산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기보다 신규 감염지역이 나타나면 ‘신속대응팀’을 빨리 파견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에볼라 퇴치전략 수정을 조언했다.

◇뉴욕, 말리 신속 대응 돋보여=아나 마렌고 뉴욕시 공공의료담당 대변인은 “스펜서는 건강에 이상 없으며 내일(11일)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으로 아프리카 기니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고 귀국한 스펜서는 지난달 23일 에볼라 양성 반응을 보인 직후 즉각 맨해튼 벨뷰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아왔다. 스펜서는 에볼라 면역력을 가진 환자의 혈청 주입부터 임상시험단계 약물 복용까지 미국 의료 당국이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받았다. 한때 위험한 고비를 맞기도 했으나 이제는 에볼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스펜서가 격리된 바로 이튿날 말리의 소도시 케스에서는 2세 여아 판타 코네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숨진 코네는 에볼라가 창궐했던 기니에 살고 있었는데 코네의 아버지가 숨지자 말리 출신인 코네의 할머니가 그를 데리고 1120㎞나 떨어진 말리 케스로 왔다. 그러나 코네가 고열과 출혈을 보이다 사망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즉각 “여아가 기니에서 말리로 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많은 사람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말리 당국은 코네 일행과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시민 108명을 즉각 격리시켰다. 이후 격리 치료를 받아 온 이들에게 특별한 이상 증세가 발견되지 않자 말리 당국은 이번주 중 격리를 해제하기로 했다.

말리의 의료수준은 세계 최고 시설을 갖춘 미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 그러나 초기에 감염 위험군을 신속하게 격리하고 관찰, 치료를 병행한 끝에 에볼라의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성공했다.

◇에볼라 탓에 시설 부족으로 산모들이 고통=이런 가운데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 등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국가에서 임산부 7명 중 1명꼴로 사망 위기에 처해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에볼라 창궐 이전에도 산모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병원이 에볼라 전용 치료 병원으로 바뀌면서 산모를 위한 시설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산모들도 에볼라 바이러스에 전염될까 봐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출산 전 필요한 여러 검사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 재난구호위원회(DEC)에 따르면 이들 3개국에서 향후 1년 내 출산 예정인 산모는 8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