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리면 부부를 손잡게 하는 연극”…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배우 조재현·이광기·임호

입력 2014-11-12 02:18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에 안중기 역으로 출연하는 세 배우가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손을 잡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임호, 조재현, 이광기. 연합뉴스

“세 사람의 연기를 모두 봐야 ‘아 이 작품 봤구나’ 얘기하실 수 있을 거예요. 세 가지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임호)

지난 봄 KBS 정통사극 ‘정도전’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세 배우가 이번엔 연극 무대에서 같은 배역에 도전한다. 배우 조재현(49)과 이광기(45), 임호(43)가 다음달 12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에서 주인공 안중기 역을 맡아 각기 다른 색깔의 연기를 선보인다.

11일 수현재씨어터 비발디파크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 사람은 “가슴을 ‘툭’ 칠 수 있는 따뜻한 부부의 이야기”라며 “연극을 본 뒤 어그러졌던 관계가 회복되고 서로를 위로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소개했다. 조재현과 이광기는 2011년 같은 공연에 참여했고 ‘정도전’의 인연으로 임호가 이번 공연부터 같이 하게 됐다.

이 연극의 제작을 맡기도 한 조재현은 “드라마 촬영 중 유독 임호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대화를 나누던 중 ‘정도전’이 끝나도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바로 대본을 보내버렸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임호는 “작품 선택의 기준은 ‘감동을 줄 수 있느냐’이다. 대본을 받고 내가 먼저 감동 받아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2008년 초연한 창작 연극이다.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 안중기가 아내의 무덤가에서 생전에 말하지 못했던 옛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남편의 독백과 죽은 아내의 속마음이 주거나 받거니 등장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있던 오해와 진실이 드러난다. 곁에 있을 때 하지 못했던 사랑의 언어가 무대를 채운다.

이광기는 “남편과 아내가 다른 세계에서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은 퍼즐을 맞춰가는 느낌을 준다”며 “퍼즐이 완벽한 그림으로 맞춰질 때 관객들도 내 옆에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언제나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연이 끝나고 손을 꼭 잡고 나가는 연인과 부부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작품은 창작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며 2009년과 2011년 서울 및 2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다. 지금껏 총 1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대한민국 대표 창작 연극으로 불린다. 3년 만에 다시 꾸려지는 무대에 관객과 제작진 모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극 마다 감초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이한위(53), 최근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황영희(45)가 각각 노인과 노부인 역으로 출연한다. 내년 3월 1일까지 공연된다. 4만∼5만5000원(02-766-6506).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