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경험’으로 무장한 삼성이 조금 앞섰다.
삼성과 넥센이 치른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까지 힘의 대결이 펼쳐졌다. 실제 1∼5차전 동안 삼성과 넥센이 기록한 득점은 각각 17점, 16점으로 비슷했다. 안타도 삼성이 30개, 넥센이 31개였다. 도루는 양 팀이 3개씩 똑같았다.
그러나 실책이 양 팀의 운명을 엇갈리게 했다. 삼성은 5차전까지 실책이 1개에 불과했지만 넥센은 무려 4개가 나왔다. 한국시리즈 3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은 타고난 강심장으로 경기를 매끄럽게 운영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처음 출전한 넥센은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실제 시리즈의 향방을 가른 10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넥센은 1-0으로 앞서간 9회말 1사 후 2명의 타자만 더 잡으면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는 유격수 강정호가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실책을 저지르면서 경기가 뒤집혔다. 강정호는 야마이코 나바로가 자신 쪽으로 보낸 평범한 타구를 잡았다가 놓쳐 자신의 두 다리 사이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그 결과는 넥센에게 참담함 그 자체였다. 삼성은 2사 1, 3루 기회를 만든데 이어 최형우의 우전 2루타로 두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실책이 역전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강정호는 삼성이 극적인 승리에 환호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에 주저앉아 아쉬워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지난 7일 3차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당시 1-0으로 넥센이 앞선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삼성 이승엽은 평범한 플라이를 날렸다. 하지만 넥센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가 이를 놓쳤다. 삼성은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를 파고들어 동점을 만든 뒤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불펜에서는 베테랑 투수가 포진한 삼성이 신인급이 대부분인 넥센을 앞질렀다. 경험이 풍부한 삼성의 판정승이었다. 삼성 불펜의 핵심 안지만은 5차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안지만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반면 넥센 한현희는 3차전에서는 1-1로 팽팽하던 9회 2사 후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박한이에게 결승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험의 차이가 있었다”며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시소게임을 이겨낸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실책이 ‘시소게임’ 승패 갈랐다
입력 2014-11-12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