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특급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물아홉 살이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공식전에서 17경기 23골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거침없는 페이스로 2011∼2012시즌 기록한 최고 성적(프리메라리가 38경기 46골·시즌 통상 55경기 60골)을 뛰어넘을 기세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인 네이마르(10골·FC 바르셀로나)보다 무려 8골이나 더 많이 터뜨렸다. 호날두가 이번 시즌 엄청난 골 폭풍을 몰아치는 이유는 뭘까.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왼쪽 날개로 뛰던 호날두를 전진 배치했다. 상대 문전에 더 가까이 접근한 호날두는 수월하게 골 사냥을 하고 있다. 윙어로서 감수해야 할 체력 부담도 덜었다. 호날두의 득점 쇼는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등 헌신적인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둘은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는 욕심을 억누르고 호날두에게 받아먹기 좋은 패스를 찔러 준다.
베일은 호날두보다 몸값이 더 높다. 지난해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올 때 8500만 파운드(약 1467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선수가 됐다. 하지만 성적에선 호날두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 베일은 44경기에 출전해 22골을 넣었다. 반면 호날두는 47경기에서 51골을 몰아쳤다. 몸을 낮춘 베일은 호날두의 골 도우미를 자처했다.
베일은 11일(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수준에 있다”며 “훈련이나 경기 중 호날두를 보고 있으면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어느 날 나도 호날두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피치치 트로피’ 시상식에 참석해 “지금 최고의 활약을 보여 주고 있을 수도 있지만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팀이 잘하고 있어 행복하다. 내 득점과 도움 기록은 나쁘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치치 트로피는 스페인 스포츠전문지 마르카가 매년 프리메라리가 최고 득점자에게 주는 상이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31골을 넣어 이 상을 받았다. 또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호날두는 지난 6일엔 지난 시즌 유럽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유러피언 골든 부트’를 수상해 유럽 최고의 골잡이로 인정받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특급 골잡이’ 호날두, 성장의 끝은?
입력 2014-11-12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