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 기반으로 가요 분야에서 위상 굳힌 가수 소향 “대중 가수 활동하며 사람들 아픔 느껴”

입력 2014-11-12 03:07
최근 대중가요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소향이 지난 6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도=이병주 기자

가수 소향(본명 김소향·36)은 2012년 MBC ‘나는 가수다. 시즌 2’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가창력 퀸’으로 각인됐다. 4번의 경연 출전 중 1위 자리에 3번이나 오를 정도로 뛰어난 성량을 선보이며 무대마다 화제가 됐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에게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소향은 ‘진짜’ 노래를 하는 자리에만 섰다. 갑작스런 인기에 휘둘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단한 신앙의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

CCM(현대 기독교 음악)과 대중음악 사이에서 가교가 되고 있는 가수 소향을 지난 6일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소향은 “교회를 떠나 세상 속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느꼈다”며 “자연스럽게 이끌려 이 곳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CCM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시작했고 최근 2년간 대중 가수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가요 앨범을 냈고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려가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법하지만 오히려 세상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세상 사람들이 어떤 지점에서 힘들어하는지 깨달았어요. 그들의 아픔을 외면했던 저를 돌아봤던 시간이에요. 가면 뒤에 숨어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노래할 땐 마음이 많이 아팠죠.”

얼굴이 알려지면서 스타 가수로 키워주겠다는 대형 기획사의 영입 제안도 수차례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현재 가족들이 그를 도우며 1인 기획사 형태로 활동을 하고 있다.

“1∼2년이 아니라 평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50년 후를 내다봤고요. 스스로 즐기면서 노래하고 싶었거든요. 쉽진 않지만 믿음으로 해나가고 있어요.”

소향은 지난 10월 KBS 2TV ‘불후의 명곡-마이클 볼튼 편’을 통해 오랜 만에 TV에 얼굴에 비쳤다. 이 경연대회에서도 역시나 1위를 차지했고 이 인연으로 오는 21∼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마이클 볼튼(61)의 콘서트 무대에 선다.

“마이클 볼튼은 제게 전설 같은 존재였어요. ‘불후의 명곡’ 제안이 자주 왔었지만 쉽사리 출연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기회라고 생각해 무조건 출연했죠. 연습 때부터 어느 때보다 간절했어요.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거든요.”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을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도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팝, 클래식을 리메이크 하거나 흑인 음악과 클래식 음악을 섞어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근엔 대중 가수를 넘어 뮤지컬 배우와 작가로도 발걸음을 내딛었다. 올 초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연기에 도전한 그는 “공동 작업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느꼈고 무척 재밌었다”고 추억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직접 써 시리즈로 출간 중인 소설 ‘크리스탈 캐슬’은 그녀의 최종 꿈과 맥이 닿아있다.

“저의 마지막 골라인은 영화를 만드는 거예요. 요한계시록을 바탕으로 쓴 책이 ‘크리스탈 캐슬’인데 이 이야기를 가지고 할리우드에서 판타지 영화를 제작해보고 싶어요. 스무 살 때부터 이 꿈을 꿨어요.”(웃음)

소향은 오는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민일보 창간 26주년 기념 음악회 ‘보이스 오브 소울’ 무대에 선다. 팝송 ‘유 레이지 미 업’과 영화 ‘타이타닉’(1997)의 주제곡 ‘마이 하트 윌 고 온’, 이선희의 ‘인연’ 등을 부른다. 또 래퍼 양동근(35), 도끼(본명 이준경·24)와 함께 한 싱글 앨범의 발표도 앞두고 있다. 수많은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아달라고 하자 겸손하게 말했다.

 “많은 국가를 돌면서 노래하고 TV 프로, 큰 무대에도 많이 서봤지만 어쩌면 관객 몇 사람 앞에 두고 노래했던 작은 무대가 가장 멋진 무대였던 것 같아요. 잘한 것도 못한 것도 모두 잊어버리고 앞으로 만들어 갈 멋진 무대만, 그 분이 기뻐하실 무대만 생각하려고요.”

송도=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