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싱크홀? 송파구 5개 건물 ‘기우뚱’

입력 2014-11-11 04:48
10일 오후 기울어짐 현상이 발견돼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의 한 5층짜리 다가구주택.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주변 5개 건물이 잇따라 기울어지는 현상이 발생해 당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서울 잠실 석촌지하차도에 생긴 대형 싱크홀(땅꺼짐)처럼 인근 지하철 9호선 굴착공사로 인한 지하수 빠짐으로 지반 침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10일 “지난 4일 동주민센터를 통해 5개 건물이 기울어졌고, 건물 한쪽이 30㎝까지 낮아진 건물은 주인이 자체적으로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원인은 지하철 9호선 굴착공사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설명자료를 통해 “현장 확인 결과 큰 도로쪽 건물 여러 채가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기울어져 있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지하철 공사의 영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11일 주변 시설물의 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9호선 918공구 건설공사 책임감리 용역을 맡은 김모 부장은 “서울시의 의뢰로 내일 건물이 기울어진 원인에 대한 검사를 할 예정인데 결과는 4∼5일 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이 일대 지반 공동(空洞·빈 공간) 조사를 했는데 공동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건물들이 기울어진 지역은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석촌지하차도와 불과 1∼2블록 떨어진 곳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건물 벽에 금이 가고, 공이 한쪽 방향으로 굴러가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보강공사 중인 건물 입주민 이모(52·여)씨는 “작년 겨울부터 시멘트가 떨어지고, 냉장고 문이 저절로 열리기도 했다”며 “4층에선 마루가 불룩 솟아오르는 바람에 결국 보강공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건물 복원공사 관계자는 “큰길 쪽으로 갈수록 지표면이 m당 1㎝씩 가라앉아 최대 30㎝까지 낮아진 상태”라면서 “9호선 공사 지하 굴착이 시작된 뒤 건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 다른 건물 주민 박모(37·여)씨는 “지하철 공사를 맡은 건설사 측은 공사와 무관하다고 우겨서 우리 뒷집은 소송까지 걸었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9호선 공사 구간은 SK건설이 시공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중 임지훈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