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학생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극단주의적 이슬람 반군 단체들이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가장 약한 학생들의 목숨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에서 10일(현지시간) 또 다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해 50명 가까운 학생들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나이지리아 북동부 요베주 포티스쿰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폭탄이 터져 적어도 48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슬람 과격 반군인 보코하람의 짓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고교는 지난 2일에도 자살폭탄 테러로 15명이 숨진 바 있다.
경찰과 생존자들에 따르면 교복 차림으로 위장한 한 자살폭탄 테러리스트가 이 학교가 월요일을 맞아 아침에 소집한 조회 모임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한 교사는 “월요일이라 수업에 앞서 조회를 위해 학생들이 모여드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12세부터 10대 후반의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당시 조회에는 모두 2000여명의 학생이 참석했으며 교장의 연설을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다른 목격자는 “범인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백팩을 메고 있었으며 그 안에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테러가 누구 소행인지 즉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공격 수위를 높여온 보코하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나이지리아의 대표적 상업지역인 포티스쿰에서는 지난 2일 이슬람 시아파의 종교적 축제 ‘아슈라’가 진행되던 중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15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보코하람에 의해 여러 차례 테러 공격이 자행됐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라는 뜻을 지닌 보코하람은 지난 4월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시 소재 공립학교를 급습, 여학생 276명을 납치한 바 있다. 이 가운데 57명은 탈출했지만 21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나이지리아 고교 또 폭탄테러 48명 사망
입력 2014-11-11 0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