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총리가 68년 만에 세르비아를 방문했지만 양국 사이에 수십년간 지속돼온 앙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양국은 세르비아 내 알바니아계 거주지인 ‘코소보 문제’로 오랜 기간 갈등을 벌여 왔다.
AP통신은 알바니아의 에디 라마 총리가 10일 오전(현지시간)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 도착해 알렉산다르 부시치 세르비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을 모색했다고 보도했다. 알바니아 총리의 세르비아 방문은 1946년 이후 처음이다.
알바니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국가다. 중세에 오스만터키가 알바니아 이웃인 세르비아 왕국을 몰락시킨 뒤 세르비아의 중심지였던 코소보를 약 500년간 지배하면서 이 지역을 이슬람화하기 위해 알바니아인들을 대거 이주시켰다. 이때부터 두 나라의 갈등이 시작됐고, 코소보는 1975년 자치정부 수립을 선포했다. 알바니아는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는 것을 지지해 왔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불허하고 있다. 다만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위해 EU가 내건 전제조건인 코소보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두 총리는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얼굴을 붉혔다. 라마 총리는 “세르비아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인 코소보의 독립을 빨리 인정해야 관계 회복도 빨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부시치 총리는 “이런 도발은 예상치 못했다”면서 “세르비아를 욕먹이는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부시치는 그러면서도 “대화는 계속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세르비아·알바니아 68년 만에 만났지만…
입력 2014-11-11 0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