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5차전] 최형우 끝내줬다

입력 2014-11-11 04:53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넥센의 경기. 0-1로 뒤지던 9회말 2사 1, 3루에서 끝내기 역전 2루타를 터뜨린 삼성 4번타자 최형우가 두 팔을 치켜올리며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야구는 정말 9회말 2아웃부터였다. 삼성이 9회말 2사 1, 3루에서 나온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9회말 4번 타자 최형우가 상대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역전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날려 2대 1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국시리즈 사상 8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에서 3승2패로 앞서 나가며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무승부를 제외하고 2승2패 후 5차전을 맞은 것은 총 7차례이며 이 가운데 5차전 승리 팀이 다섯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삼성의 선발 벤덴헐크와 넥센의 소사는 동료들의 호수비를 발판으로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5회까지 두 팀이 기록한 안타는 4개에 불과했다.

0의 균형은 6회초 깨졌다. 6회초 넥센의 선두타자 박헌도가 좌전안타에 이어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그리고 후속타자 서건창이 밴덴헐크의 3구째를 받아쳐 우전안타로 연결, 소중한 선취점을 얻어냈다.

번번히 넥센의 호수비에 막혀 득점 기회를 잃은 삼성은 8회말 무사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바뀐 투수 손승락을 공략하지 못해 1점도 뽑지 못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9회말 마지막 기회가 왔다. 1사 후 나바로의 유격수 땅볼을 넥센 강정호가 실책을 범하며 주자가 살아나갔다. 박한이가 삼진을 당해 투아웃이 됐지만 채태인이 안타를 때려 2사 1, 3루 찬스를 이어갔다. 그리고 타석에 선 최형우는 손승락의 5구째를 받아쳐 우익선상을 흐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3루에 있던 나바로에 이어 1루주자 김헌곤도 간발의 차이로 홈을 밟으면서 승부가 끝났다. 한국시리즈 들어 공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강정호의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이날 승패를 완전히 바꾼 셈이다.

이날 넥센의 패배는 지난 7일 3차전 패배를 연상시킨다. 넥센은 당시 5회 로티노의 솔로포로 1-0 리드를 잡았지만 8회 강정호의 실책성 플레이에 따른 이승엽의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했고 9회 박한이에게 끝내기 투런홈런을 맞고 1대 3으로 패했다. 결국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지키는 야구’에서 넥센은 번번히 삼성에 무릎을 꿇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승리한 것은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우리 선수들의 경험 덕”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반면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험의 차이가 오늘 승부를 갈랐다”면서 “아쉽지만 아직 두 경기가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의 최형우가 이날 경기의 MVP로 결정됐다. 한편 11일 오후 6시30분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은 윤성환을, 넥센은 오재영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