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됐던 멕시코 아요치나파 교육대 학생 43명이 경찰과 갱단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는 연방검찰의 발표에 후폭풍이 거세다. 연방검찰총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사건을 재빨리 덮어버리려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8일(현지시간) 오후 늦게까지 4000여명의 학생과 시민단체 등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시내 주요 대로를 점령하고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대통령궁 정문에 돌을 던지고 불을 질러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전날 헤수스 무리요 카람 연방검찰총장의 발언은 멕시코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검찰총장은 7일 TV로 생중계되고 있던 수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지쳤다, 그만하자(Ya me canse)”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정부가 범죄를 보호하고 편드는 나라에 사는 데 지쳤다” “이 같잖은 정부에 지쳤다” “믿을 수 없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나도 지쳤다” “지쳤으면 사퇴하는 게 어떤가” 등 각종 패러디와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자 검찰이 이 시기에 맞춰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멕시코 ‘실종 대학생 피살’ 발표… 검찰총장 “지쳤다, 그만하자” 발언 구설
입력 2014-11-11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