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코스피 수익률 세계 ‘꼴찌’

입력 2014-11-11 02:02

코스피 수익률이 세계 주요국 증시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대형 수출업체들의 주가가 엔저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해 일본 기업들의 급등세와 대조를 보였다.

지난 8일 기준 코스피는 올해 초에 비해 3.55%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는 세계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1% 이상을 차지하는 16개국 증시 중 꼴찌 수준의 수익률이다. 인도 센섹스지수의 상승률이 31.64%로 가장 높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28%)와 미국 S&P500지수(9.93%)가 뒤를 이었다. 이들을 포함한 12개국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유럽 3개국(프랑스 영국 독일)과 한국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증시는 아시아 18개국 증시 중에서도 수익률이 최하위였다. 4분기 코스피 상승률은 -3.97%로 몽골 MSE톱20지수(-3.08%) 만도 못했다.

증시 침체로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도 지지부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 계좌 수는 4792개로 지난해 말(5309개)보다 517개 줄었다. 2009년 5월 말 9673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5년4개월 만에 계좌 수가 반 토막이 났다.

코스피가 시원찮은 것은 실물경제의 부진뿐 아니라 긴축적인 통화정책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물가상승률이 워낙 낮은 탓에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가 여전히 높아 긴축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평균 실질금리는 연 2.03%로 지난해보다 0.35% 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통화정책이 긴축 쪽이 되면 위험자산(주식)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오르는 국가는 대체로 주가 상승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집권한 이후 2년 동안 일본의 자동차·전기전자·반도체·철강 기업들은 엔저 정책의 수혜로 주가가 크게 오른 반면, 이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자동차 회사 도요타와 닛산의 2012년 12월 말 대비 지난 7일 주가는 각각 70.2%, 29.0% 올랐으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5.9%, 5.3% 내렸다. 철강 대표기업인 신일본제철이 40.0% 상승한 반면 포스코는 13.5% 하락했고, 전기전자 분야에선 소니가 135.7% 급등한 데 반해 삼성전자는 20.8% 떨어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