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연이은 음주하차 ‘무한도전’… 10주년 맞이 가능할까

입력 2014-11-11 02:35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사옥에서 열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기자간담회에 앞서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제공

[친절한 쿡기자] 9년간 크고 작은 일들을 겪었던 ‘무한도전’이 이번엔 제대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국민 예능’ 수식어까지 박탈당하게 생겼습니다. 불미스런 일을 연달아 겪고 있는 무한도전을 시청자들이 계속 포용할 수 있을까요?

지난 8일 노홍철은 서울 강남구 세관사거리 인근에서 차를 몰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습니다. 노홍철은 독특한 캐릭터지만 평소 올바른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죠. 네티즌들은 노홍철의 무한도전 하차여부에 주목했습니다. 예상대로 노홍철은 사건이 벌어진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무한도전을 포함한 모든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습니다.

무한도전은 2006년 5월 시작해 지난달 18일 400회를 맞았습니다. 최고 인기 방송이었던 만큼 잔병치레도 많았죠. 하지만 올해는 유독 가혹했습니다. 소재 고갈과 멤버들의 불량한 방송태도, 과도한 간접광고(PPL)로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죠.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두 멤버의 잇따른 음주운전입니다. 지난 5월 길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했고 약 6개월 만에 노홍철도 하차하게 됐죠. 9년간 신뢰를 쌓아온 무한도전이기에 시청자들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음주운전은 명백한 위법이기에 노홍철의 하차는 당연한 것이고, 무한도전 폐지까지 요구하는 강경한 주장도 나옵니다.

그러나 무한도전 제작진은 “노홍철의 빈 자리가 크겠지만, 다섯 멤버와 제작진이 더 노력하겠다”며 5인 체제로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지금부터 정확히 한 달 전 무한도전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여섯 멤버들과 김태호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김태호 PD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김 PD는 시청자들의 따가운 질책에 “‘왜 무한도전에만 이렇게 심할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수많은 위기설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시청자였다고 말했죠. 그는 “숨기고 가리려고 할수록 시간은 늦어진다. 그럴 때마다 길게 고민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답을 물어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위기대처의 답은 시청자에게 있었던 겁니다.

지금까지 몇 차례 하차 위기를 겪어온 무한도전이지만 이번 위기는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길과 노홍철의 하차로 7인 체제에서 5인 체제까지 온 거죠. 특히 웃음을 줘야할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진이 사회적 물의로 하차하게 돼 제작진과 시청자에도 큰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김태호PD의 말처럼 이번 위기도 시청자들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